Feb. 4thwk. 22. ~ Mar. 2ndwk. 22.
일기20.
내가 2015년에 네버렛미고를 봤더라. 영화캡쳐같은 거 별로 없었는데 왠지 네버렛미고같은 사진이 있어서 보니 직접 캡쳐한 거였다. 그때도 엄청 인상적으로 좋게 봤구나. 는 둘째치고 저녁에 마침 트위터에다 네버렛미고를 안 본지 오래 되어서 다시 볼 때가 됐다고, 근데 거의 10년만에 보는 거라 영화속 아이들에게 미안할 거 같다고, 그 아이들은 계속 거기에 갇혀있지 않느냐고 뭐 그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마침 하필 오늘... 정말 기분이 이상했다. 내가 만난 건 네버렛미고의 아이들일 뿐만 아니라 7년 전의 나 자신인 것이다.
21.
전날에 평소보단 그래도 한두시간정도 더 일찍 잔 거 같았는데 하루 전체적으로 에너지는 뭐 고만고만 했던 것 같다. 좀 더 해봐야 알겠지만... 어쩌면 아침을 상스럽게 시작해서 그런 걸 수도 있다. 꿈을 꿨는데 아빠랑 동생이 나를 P라고 불렀다. 왜 이런 꿈을 꿨을까? 여튼 너무 빡쳐서 소리를 지르고 마구 화내고 싶었는데 꿈이어서 소리가 안 나왔다. 답답해서 끄윽끄억 거리면서 일어난 거 같다. 진짜 왜 이런 꿈을 꿨지?
22.
졸업식날에 어떻게 할지 코스를 정했다. 계획 짜는 것만으로도 진 빠진다. 헤어스타일이 가장 신경쓰인다. 내가 딴 건 다 해도 내 머리는 못 만지겠다. 너무 많다고-!! 그냥 찾아보는 김에 메이크업도 알아봤는데 9만원이나 하더라... 그 정도는 절대 아니지 그 돈 있으면 그냥 뭘 하나 더 살게요 ㅋㅋ. 아 이 돈 아꼈다고 생각하고 튤립템들 살까? 하하... 그치만 지금 뜻하지 않게 갑자기 영업당해서 나이트메어앨리 언택트톡 예매도 해버렸는 걸. 물론 이건 당일 취소해도 다 환불되지만 언택트톡을 처음 보는 의미가 있으니까 밀어붙여보겠다.
23.
동생에게서 먼저 연락이 왔다. 토요일에 오겠다더라. 뭔가 2월 내내 불태운 느낌인데 정말 마지막 요 구간은 내가 석유를 들이붓고 있는 것 같다. 알아서 할 일 만드는 거 그게 나예요...
24.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본격적으로 침공했다. 온 세상이 그 소식으로 난리다. 안 그래도 바닥을 치던 경제지수는 바닥을 뚫고 들어가버렸고 세상엔 이 전쟁이 우리들의 미래를 어떻게 이끌지에 대한 공포와 불안이 만연하다. 다른 강대국이 가담하여 세계3차대전이 된다든가. 중국이 러시아와 같은 행보를 밟을 거라든가. 다른 나라에 의지하고 믿어서는 안 된다든가. 스스로의 힘을 키워야 하고. 의심해야 하고. 그런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 세상이 바뀔 거 같다. 역사의 포인트가 될지도 모르겠다.
한가지 느껴지는 것은 질서가 몰락했다는 것이다. 서열을 말하는 거기도 하고 편을 말하는 거기도 하다. 더이상 미국이 넘볼 수 없는 1등이 아니며 신흥세력과 몰락세력들이 어떻게든 자리를 얻거나 지키기 위해 서로 과시하며 싸워대고 영원한 우방국의 개념도 없어진 거 같다. 그리고 이렇게 어쩌면 종속되지 않은, 종속되지 않으려는, 종속되지 않았다고 믿는 상태일 때, 세상은 보수화-우경화 되는 거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질서에 갇혀 있을 땐, 자유로워지고 평등해지자고 했는데. 질서의 끈이 풀리자, 우리끼리만 살자고 한다.
인간이란 동물의 특성인 걸까? 가진 것에 만족할 줄 모르고 계속 다른 상태를 갈망하는? 아니면 단지 인류가 그 완전한 균형상태를 아직 찾아내지 못한 걸까?
하여튼 미국도 손 놓고 있고, UN은 시스템으로 인해 아무것도 하지못한 채 발목 잡혀있다. 어떻게 해야 완전히 중립적이고 완전히 정의로운 유력기관이 존재할 수 있을까? 국적이 없는 사람들로 이루어져야 할 것읻. 단 1g의 애국심이나 뿌리에 대한 애착도 없어야 한다. 그러려면 인간이 아니라 로봇이어야 하겠지. 문제는 로봇의 정의가 정의롭냐는 거다. 고통받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어려 '이제 개입해야 할 때' 와 그렇지 않은 때를 판단할 수 있냐는 거다. 감정과 공감력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인간이어야 하는데 만일 애국심이나 인종성이 완전히 표백된 인간을 만들어낼 수있다고 해도 그들이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순간 걔들도 완전히 중립적일 수 없는 특수한 개인이 될 것이다.
트위터에 무슨 새로운 사주 봐주는 사이트가 있어서 해봤는데 나의 물상을 바위산에 비추는 태양이라며 다른 건 기억 안 나고 이런 말을 했다 : 사람을 싫어하면서 좋아한다. < 일주특징 같은 거 여러번 읽어봤지만 이런 해석은 또 처음이어서 기억에 남는다. 진짜 그런가? 모르겠다. 그럴지도. 근데 누구나 다 그렇지 않나?
그리고 2주 걸려 드디어 모아봉을 손에 넣었다. 생각보다 예쁘던데? 그리고 요즘 아기들에겐 굿즈 교환하고 양도하는 이게 하나의 엄청 섬세하고 정성스러운 놀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25.
별다른 건 하지 않았고 그냥 우크라이나 러시아 정세만 열심히 찾아봤다. 찾으면 찾을수록 착잡했다. 비정한 국제정치? 그런 말도 잘 모르겠다. 정의를 지키려면 파멸하게 될까? 모든 인류가? 그런 길로 가게 될까? 그 길로 가지 않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방조하게 되는 걸까?
잘 모르겠다. 재밌고 즐거운 것이 있다가도 러시아 우크라이나 뉴스를 보면 그럴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되나. 싶다가도 또 슬라예보 지젝의 폭력이란 무엇인가가 생각난다. 사실 전쟁과 가여운 죽음은 언제나 있었는데 이 사건이 이리도 크게 느껴지는 것은 이 전쟁이 크게 보도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고 그것이 당장 우리의 손익에 크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일까. 결국 친밀감, 염려, 공감마저도 이기주의에 기인한 것일까?
진화심리학적으로는 당연히 그런 것일텐다. 그러나 설명된다고 해서 따를 필요는 없다. 세사으이 슬픔에 공감하고 우려하는 것 그 자체는 나쁘지 않을 것이다. 슬퍼하느라 내 즐거움을 유기할 필요또한 없을 것이고. 그러나 즐거워할 수 없다. 즐거워하면 괴롭다. 통달할 수도 없다.
관심을 가지되 더 많은 일에로 영역을 넓히고 민족적으로 보다는 미시적으로 공감하자.
26.
그리고 동생은 집에 보내고, 나는 죽전으로 향했다. 언택트톡을 보고 싶어서 오늘 볼 수 밖에 없었는데 3차접종 맞은 다음날 밤영화를 보는 건 미친 선택이었다. 버스에서부터 으슬으슬하더니 두통도 오바였다. 나이트메어앨리... 기대한 영화였고 진짜 괜찮은 영화같기도 했는데... 내가 아메리카노를 L사이즈로 구비해 마시는 노력까지 했음에도 불구, 영화 전반부를 아주 꾸벅꾸벅 졸아서 한 20%정도 날린 거 같다. 겨우 20%인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내용이 다 파악은 됐기 때문에 ㅋㅋ
28.
하여간 근데 나는 남자애들 안 좋은데 씨발 그냥 애새끼 or 멍청 그냥 대가리똥통들일텐데 왜 계속 걔들일아 이야기 한 거지? (@@@가 시작했기 때문이긴 하지만) 내가 진짜 말 걸어볼까 충동을 느꼈던 건 화장실 함께 기다리던 그 여자애들이고 처음 담배 피우고 있을 때 혼자 나와서 전화하던 금발 단발머리 여자애였는데. 하긴 남자가 만만하니까... 그래도. 그래도 다음에 이런 기회 있으면 말 걸어봐야지 정말. @@는 그렇게 해서 친구를 사귀었잖아. 하여튼 그리고 나서 존나 급피곤... 그래서 집에 왔다 9시 30분쯤에 클. 탈. 그리고 씻고 나니 지금(3:48)이 됐다. 어메이징. 40시간 비수면(아마 버스에서 30분정도 자긴 한듯) 달성. 아까 38시간째일 땐 괜찮았는데 지금은 그래도 무지 졸리다. 그래도 신기하다 이정도 안 자도 크게 안 빌빌거리는 내가... 이것이 2월 한달 아름답게 주력하였던 코어운동의 힘일까? 오진다 운동 짱
3. 1.
그리고 태국음식을 시켜먹고, 잤다.
깨서 휴대폰을 하다가, 잤다.
2.
아, 월급 많이 들어왔던 건 그냥 연말정산 때문이었다... 기대했네 ㄱ- 근데 돈 많이 들어오니까 좋더라 이 재미에 다들 부업을 하는 거구나 싶었다. 한달에 딱 이렇게 30만원정도만 더 들어와도 좋을 것 같다... 에라이 씨
3.
나는 그래도 나름 대표가 그렇게 이재명을 가내린 것이 문재인이 싫어서임을 알고 그래서 걸러들었고 중립을 지켰다고 생각했는데도 그게 아닐 수 있었던 것이다. 애초에 정보가 일방향적인데 내가 무시하려 한대도 무시할 수가 없었던 거다.
결국 진실이 무엇인지는 자기가 찾아봐야 한다. 무시와 무관심은 중립적인 게 아니다. 그러려면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고. 뉴스를 봐야 할 것이고.
4.
일 하고 퇴근길에 기흥역 올리브영에 갔는데 여기에도 '그 탈취제'는 없었다.ㅠㅠ 향수는 있어서 시향을 해봤는데 원래 마음에 담아뒀던 RAIN이 탑노트에 오이향 나는 거 빼면 갖고있는 것과 거의 비슷한 향이 난다는 걸 깨달았다. 내 취향의 일관성이 엄청나... 근데 향수는 여전히 사고싶고 해서 웜코튼 향을 샀다.
5.
그래서 결국 봤다. 힝ㅜㅜ 수빈이에게 사랑한단 말 잔뜩 해주고 싶었는데 난 혼자라... 약간 의기소침해 있었거든 근데 애가 이렇게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고 들어간다 생각하니까 사랑한단 외침이 절로 나오더라. 수빈이... 차 타려다가 올라서서 손 흔들어주고 하트해주고. 우리 아기 팬라 끝나고 무슨 생각을 했고 어떻게 마음을 추슬렀을까. 어쨌거나 사랑을 표현하고싶다는 그런 마음이 되었단 거엔 의심할 여지가 없겠지.
정말 수빈이 너무 사랑스럽다. 무슨 일이 있어도 좋아하고 내 마음을 아끼지 않을 거야. 네가 오늘의 기쁨과 감격을 오래오래 기억했으면 좋겠어...
6.
그리고 매사 집중력 없는 게 느껴진다. 휴대폰 아니 스마트폰은 진짜 나의 적이다...ㅋ 대선이 얼마 안 남아서 그 이슈로 디스트랙팅 되는 것 같기도 하다. 흠... 이번 주말엔 평온한 마음으로 여행을 가고싶네. 될까?
7.
소통의 중요성을 느낀다. 그런데 진짜 소통하고 이해하려면 삶의 경험과 제 심리 및 감정의 비합리성을 인정하는 무시무시한 결단을 해야 한다. 그런 자존심, 인정욕구, 허세를 버리고 전혀 다른 사람과 대화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내가 말한 용기보다 내가 들을 용기일 것이다. 상대가 하는 말을 선입견과 배경지식으로 재단하려 들지 말고 그냥 있는대로 듣고 수용하려는 자세 말이다. 아마 내게도 그것이 부족했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내 기준 '상식'이 통하지 않는 듯한 사람을 만났을 때 그 용기가 발휘되리란 보장은 전혀 없다. 끔찍하게 여기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해야할 것 같다. 누군가를 비판하고 비웃기 좋아하는 나지만... 그런 성향도 예전보단 약해진 것 같고. 듣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9.
좆같다. 윤석열이 대통령이 된다는 모양이다. 지금 시간 새벽 3시 30분. 이건 아닌데. 나 한국이 그래도 재밌고 가능성 있는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이민 갈 거다...
10.
그럼에도 나는 딸 가진 애비가 이준석 따위를 좋아하는 걸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12.
여튼 오늘은 코엑스에 가서 더 배트맨을 돌비로 봤다. 돌비 진짜 좋더라 돈값하더구만요?! 사운드가 몸까지 빵빵 때리는 게 다음에도 꼭 돌비 봐봐야지 싶었다. 근데 더 배트맨 영화 자체는 쏘쏘. 스케일도 크고 미쟝센도 ㄹㅇ 미국 코믹스처럼 스타일뤼사힌 로맨티시즘 있었고 스토리도 흥미로웠는데 아무래도 주인공인 배트맨이 내겐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던 거야... 걔가 찐따라서가 아니라 그냥 걔가 왜 그렇게 찐따같은지 영화가 전혀 설명해주지 않으니까... 뭐 설명해줬어도 좋아지진 않았을 거 같다. 나 찐따캐 좋아하는데 흠 이건 노출 빈도의 문제같기도 하고. 영화가 세시간인데 브루스웨인의 모습이 별로 안 나오는 것 같음 별로 흥미롭게 나오지도 않았고... 그치만 영화가 주는 메세지는 요즘 사회 특히 한국에 참 시의적절했다. 좀만 더일찍 볼 걸 ㅠㅠ. 그치만 좋았던 건 조이크래비츠다... 나 참 조이 크라비츠가 힙한 건 알았어도 예쁜 건 몰랐는데 진짜 너무 예뻐서 조이 나올 때마다 멍때림ㅠㅠ. 이렇게 또 차애가 느나? 내일은 레이디스 나잇 볼 거다... 조이 귀여워... 로버트패틴슨 비호감... 조이가 아까워 둘이 붙이지 마...ㅗ